사용자의 급증과 함께 유튜브에는 수많은 채널이 생겨나고 1분에 500시간의 분량의 다채로운 콘텐츠가 업로드 되고 있다.
유튜브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매력적인 소구점인 ‘더 많은 시청자’를 만들기 위해서 버튼의 크기, 댓글창의 위치, 채널 접근성, 검색의 품질, 속도, 다양한 기능과 적절한 유연성 그리고 UI의 지속적인 최적화 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에 사용자들은 같은 콘텐츠라도 유튜브를 통해서 더 편리하게 소비를 하게 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더 큰 동기부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먹는 음식이 우리의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구성하게 되고 매일 발생하는 움직임이나 운동으로 그 성분이 구조화된다는 점을 잊곤 한다. 유튜브가 지금의 유튜브가 된 것도 순간순간의 의사결정과 함께 이를 위한 작은 노력들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Fortune 500 기업들의 CEO와 리더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를 조사한 분석에 따르면, 그들은 유명 아이비리그 출신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매일 운동한다는 것, 단 한 가지였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과 가정환경은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정답을 찾아가는 방법은 매일 운동하는 등의 삶의 방식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획은 표면적인 정량 지표를 목표로 삼는 것보다는 향후 10년 후의 페르소나를 그리고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삶의 방식을 키우는 방향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뉴욕대학교의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극단적인 경쟁 혹은 생존 상황이 벌어졌을 때, 예를 들면, 핵폭탄이 터져 모두가 지하 벙커에서 몇 달 동안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키워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바로 문제 해결 능력, 다양한 관점의 관찰력, 건강한 신체 능력 등 좀 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역량들이다.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일견 어려운 고난의 길이 열리는 듯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충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The power of compound interest is the most powerful force in the universe.(복리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이다.)”
이것은 단지 금융 관점의 의미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우리의 노력들도 마찬가지이다. 두세 가지의 노력이 쌓이면 2+3=5가 아니라 2+3=8이 되는 에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은 습관으로 하루의 루틴을 만들고 지속가능성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가?
먼저, 15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습관은 과감하게 없애보자. 대신 요새 유행하는 스내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s)인 틱톡이나 쇼츠와 같은 습관으로 아침의 루틴 몇 가지를 만들어보자. 작심삼일로 끝났던 예전의 묵혀둔 좋은 습관도 잘게 쪼개서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대부분 두 가지의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Why가 정당화되지 않아 동기부여가 약하거나, 습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일상에 너무나 큰 투자를 요하기 때문이다.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면, 미래에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자신은 지금의 자신과 어떤 다른 점이 있고, 어떠한 다른 가치들을 향유하면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 그냥 필요에 의한 부분이라면 그만큼 그 계획은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루틴화하려는 습관 자체가 본인의 일상에 ‘짬내서 하기’ 수준을 넘어가면 역시나 그 지속가능성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도쿄의 하네다 공항에 가면 수하물을 찾는 공간에서 무언가 특이한 일을 하고 있는 공항 직원을 찾아볼 수 있다. 짐이 기계에서 빠져나와 컨베이어 벨트 위를 돌아가게 되는데, 가방들이 나오는 분출 지점에서 가방의 손잡이의 방향을 승객들이 들고 가기 편한 방향으로 재배치해 내려놓는다.
이러한 작은 행동은 승객들이 비행기 출구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여정에 있어 다른 공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 전 세계 공항의 서비스 순위를 측정하는데 아주 중요하게 작동하는 평가요소가 되었다. 하네다 공항은 현재 단 한 번도 서비스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은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이어 2위에 랭크되어 있고, 수년 동안 2위를 유지하던 인천공항은 3위 이하로 밀려났다.
나는 최근 저서 「언바운드」를 탈고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이력에 대한 정보를 책날개에 게재해야 하니 관련 정보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이 공간을 좀 다르게 구성해보고 싶었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본인의 특성 리스트 30개 즉, 고해상도 셀프 매뉴얼을 리스트로 만들어서 게재해보았다. 이러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지 않은 ‘특성’ 리스트를 정리하는 것은 새로운 계획을 짜거나 나에게 맞는 성장 방법론을 만들어 볼 때 큰 도움이 된다.
30개의 특성을 적는 것은 사실 그리 쉽지만은 않다. 꼭 한번 시간을 갖고 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 자기 매뉴얼을 바탕으로 원하는 방향의 액션 아이템들을 디자인해 보기를 바란다. ‘책을 펼치면 활자의 지루함에 15분 만에 잠이 든다’라는 나의 특성은 단점이 아닌 나의 무기가 되곤 한다. 새벽 회의를 앞둔 전날 밤, 잠이 오지 않는 상황에 놓이면 말이다.
작은 공략, 작은 습관은 아인슈타인의 이야기처럼 큰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고의 병법서이자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인 손자병법은 이렇게 시작한다. “군사란 나라의 중요한 사안이다. 사람이 죽거나 사느냐가 결정되고 나라가 지속되거나 멸망하느냐가 결판나는 길이므로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자세히 살피는가?
손자는 무엇이 핵심요소인지 종류를 나누어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범주적 사고를 발휘했다. 이것은 군사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즉 문제를 덩어리째 고민하지 않고 작은 부분으로 쪼개서 하나씩 점검해 전쟁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유튜브와 하네다 공항, 그리고 손자병법은 우리에게 반복적으로 힌트를 주고 있다. 2022년,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가?
우리는 먼저 어떤 모습으로 2022년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실천 가능한 세부 계획과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 우리 자신에게 ‘열심히 살아보자!’ 읊조리는 것만으로 오늘을 살게 하는 중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조용민 구글 실장은 연세대학교에서 전자공학 학사를,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조직행동론 석사를 취득했으며, Accenture, IBM Korea,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 구글에 재직 중이다. ‘CBS TV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포스코, 국민은행, SK, NC소프트, CJ프레시웨이,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KAIST 등에 출강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언바운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