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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소비트렌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이수진 연구위원

MZ세대의 소비트렌드
'머니러시, 득템력, 헬시플레저'

MZ세대의 소비트렌드
'머니러시, 득템력, 헬시플레저'

MZ세대

‘MZ세대’는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세대와 1996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용어입니다. 마케팅 용어에서 유래한 세대 분류법으로 최근 사회·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기업들은 이들의 가치관이나 특성을 파악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세대의 특성을 이해할 때, ‘코호트 효과’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코호트 효과란, 해당 코호트가 겪은 역사적 혹은 사회적 경험에 의해 형성된 가치관에 따라, 이들에게 유사한 특성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MZ세대는 학창시절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정착되고, WTO체결을 목도했기 때문에, ‘글로벌 인식’이 기성세대 보다 높습니다. 더불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화 및 장기저성장이라는 경제적 상황에 청년시기를 보내고 있어 실리주의적 성향도 강합니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MZ세대들의 소비트렌드를 ‘머니러시’, ‘득템력’, ‘헬시플레저’로 응축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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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들은 ‘머니러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 ‘뮤직카우’ (음악저작권 투자)

▲ 조각투자 ‘피스‘ (명품제품 투자)

17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 서쪽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모두가 엘도라도로 달려갔던 것을 ‘골드러시’라 합니다. MZ세대들의 경제관에 있어 ‘돈’ 자체를 향하고 있는 세태를 골드러시에 빗대어 ‘머니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N잡러(다양한 직업)’로 활동하며, 소득의 파이프 라인을 다양하게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SNS(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와 재능거래플랫폼(크몽, 숨고 등)을 통해 자신의 취미를 또 다른 직업을 삼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 1,2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4%가 ‘N잡러’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기존에도 일시적인 직업을 갖거나 독립된 프로젝트를 수행해 각 업무 내역에 따른 수당을 받는 노동은 기존에도 프리랜서 형태로 존재했지만, 서비스를 매개하는 플랫폼이 생기면서 더 확장되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도 MZ세대는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소액이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합니다. 음원 저작권에 투자하는 ‘뮤직카우’, 명품 시계에 조각투자를 하는 ‘피스’까지, 적은 돈으로도 다양한 영역에 투자하는 것이 MZ세대에게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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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득템력’입니다.

▲ 스타벅스, 할리스의 굿즈 마케팅

▲ 래플 구매, 디올X나이키 한정판

지불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상품을 얻어내는 소비자의 능력이라는 의미로 신개념의 과시소비 행태입니다. 기존에는 명품이나 사치품을 통해 자신의 부나 지위를 과시했다면,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것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동경 의식이 높아졌습니다. 단순히 많은 지출을 하면 그래도 살 수 있는 명품보다는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의 상품을 자신의 운을 통해, 혹은 관계를 통해 구매하는 것을 더 동경하는 MZ세대의 소비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래플(raffle)이란 추첨식 판매를 의미하는데, 응모하여 당첨될 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업체 나이키와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협업해 만든 스니커즈 ‘에어 조던1 디올’은 정가 300만 원에 지난해 7월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8000족을 판매했는데, 응모자가 500만 명이었다고 합니다. 혹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GPS로 그 맛집 근처에 있음을 인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회성의 굿즈로 화제성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의 관심을 쏟게 하는 기법을 ‘헝거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기법이 MZ세대들 사이에서 더욱 부각이 되고 있는 것의 배경에는 달라진 과시소비 행태가 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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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헬시플레저’로,
‘건강(health) 관리도 즐거워야(pleasure)한다’는
MZ세대의 건강관리법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는 ‘헬시플레저’로,
‘건강(health) 관리도 즐거워야(pleasure)한다’는
MZ세대의 건강관리법을
의미합니다.

▲ 점신 어플

▲ 오쏘몰 ‘이뮨’

이들에게 건강은 쾌락을 절제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건강지상주의’에 가깝습니다. ‘어다행다’ 라는 신조어를 아시나요? ‘어차피 다이어트 할 거 행복하게 다이어트하자’ 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즐겁게, 일상적으로 합니다. 특히 영양제 시장이 MZ세대 중심으로 상당히 신장되었다는 점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오쏘몰 이뮨은 '비타민계의 에르메스' 불리는 독일 비타민 회사 오쏘몰 제품으로, 올리브영 입점 후 2020년 9월에는 전월 대비 매출이 100% 넘게 증가하며 특히 20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신체건강과 더불어 이들은 정신건강도 미리 잘 챙깁니다. 기존에는 ‘정신과 치료’라고 하면 다소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유용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최근 요즘 점이나 운을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운세 어플리케이션 1위인 ‘점신’의 11월 일평균 하루접속자 수가 40만 명보다 50% 이상 늘어났습니다. 사실 운세를 보는 것은 예측의 시비를 가리는 것보다, 심리 상담의 기능이 강합니다. 좋은 점괘로 불안을 잠재우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돋보입니다.

MZ세대를 대표하는 가장 특징적인 면을 꼽으라면,
역시 ‘개인주의’와 ‘현재지향성’입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현재를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저축보다는 ‘단기직접투자’, ‘자기취향존중(self-indulgence)’ 소비를 하는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충동적으로 소비하며, 물질적인 풍요만을 쫓는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을 고루 살펴봐야 합니다. 세대 담론은 자칫 사회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MZ세대를 하나의 마케팅 세그먼트(segment)로 구획하여 일반화하는 것보다는 이들이 어떠한 배경에서 이러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하여 보다 포용력 있는 사회로의 이행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이들의 ‘코호트 효과’를 이해하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저자소개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에서 소비문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경제흐름을 분석했던 실무와 소비사회 종단 연구를 기반으로 소비문화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며, 글로벌 소비문화를 비교론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매일경제TV에서 캐스터로 활동했으며, 한국FP학회 최우수논문상, 한국소비자학회 Doctorial Dissertation Competition 장려상을 수상했다. 현재 현대, 삼성 등 다수의 기업들과 소비트렌드 기반 미래 전략 발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