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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의 펜트업 트렌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
엔데믹 시대의 펜트업 트렌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
엔데믹 시대의
펜트업 트렌드

01
엔데믹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변화
엔데믹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변화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기간이 벌써 만 2년이 되어간다. 그사이 마스크는 생필품이 되었고, 식당이나 카페를 들어갈 때면 자연스럽게 QR코드를 실행하며, 인원수가 제한된 모임도 이제 익숙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다시 우리의 삶은 변화될 전망이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치료제 개발도 기대됨에 따라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을 의미하는 엔데믹(Endemic)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 가능한 엔데믹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한번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그 변화는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라는 키워드로 설명 가능하다.

펜트업 효과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위축되었던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수요가 분출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로, 일종의 보복 소비를 뜻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IT 기술과 서비스를 더하여 펜트업 트렌드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며 엔데믹으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며 등장하는 서비스나 기술들이 펜트업 트렌드가 되는 것이다. 각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검토하며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논의되고 있는 백신 여권을 대표적인 펜트업 서비스로 꼽을 수 있다.

02
펜트업 트렌드의 핵심은 디지털 경험

코로나19는 접촉 없는 연결을 의미하는 온택트(Ontact) 서비스들을 보급시키며 전 세대의 디지털 경험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거나 유튜브만 시청하던 중장년층을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로 이끄는 결과를 가져왔다.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선물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49% 상승했고, 이 중 50대 이상의 상승률이 74%나 증가했다고 한다. 카카오커머스는 코로나19 이후 중장년층의 거래액과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최근 4050을 타깃으로 한 패션 앱이 주목받고 있는데, ‘퀸잇(Queenit)’이 대표적이다. 퀸잇은 4050세대가 선호하는 백화점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글씨 크기와 상품 이미지도 크게 제공하여 편의성을 증가시켰다. 사용자 중 80% 이상이 40세 여성으로, 올해 1월 대비 9월의 거래액이 10배 상승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의 대표적인 패션 앱인 지그재그를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도 지난 8월 중장년층 여성을 위한 패션 플랫폼 ‘포스티(Posty)’를 출시했고, 무신사도 해당 타깃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보다 구매 여력이 높고, 디지털 경험까지 누적된 중장년층은 펜트업의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03
메타버스로 재정의되는 근무 공간의 의미

코로나19로 디지털 경험을 더한 MZ세대는 펜트업 트렌드를 메타버스로(Metaverse)로 확장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 합성어인데, 최근 일하는 공간의 의미를 재정의하며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넘어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게더타운(Gather Town)을 꼽을 수 있다. 기존의 화상회의 솔루션이 회의를 위한 서비스만 제공했다면 게더타운은 2D로 구성된 가상의 공간에 참여자들의 아바타를 비롯하여 책상, 회의실, 휴식공간 등 완벽한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캐릭터가 이동하며 가까워지면 대화가 열리고, 멀어지면 대화 연결이 끊기며 회의실 같은 공용 공간에서는 모두와 함께 대화할 수도 있다. 화이트보드, 게시판, 간단한 게임 등 다양한 오브젝트(Object)도 제공한다.

아예 기존의 업무공간을 버리고 가상의 사무공간으로 이주를 선택한 기업도 있다. 프롭테크(Prop Tech) 기업 직방은 본사 사무실 운영을 중단하고, 메타버스 오피스인 메타폴리스를 자체 개발했다. 메타폴리스는 30층으로 이루어진 가상 건물로 4층과 5층만 직방에서 사무실로 활용하는데 한 층당 300명이 사용 가능하다. 나머지 층은 임대로 제공할 예정으로, 실제 더불어민주당에서 경선 캠프로 7개 층을 임대하기도 했다. 게더타운처럼 사용자의 캐릭터가 이동하며 대화가 가능하고, 다른 층을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도 탑승한다. 게더타운이 2D의 단차원적 공간이었다면 메타폴리스는 3D의 다차원적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메타버스 협업 솔루션이 사용될수록 다 같이 한 공간에 모여서 근무하는 형태가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실제 메타폴리스에서 근무하는 직방의 직원들은 출퇴근으로 소비되었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근무하는 등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자유롭게 근무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재택근무를 넘어 가상공간으로의 출퇴근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04
고객과 기업의 새로운 선택 기준, ESG

유엔 학술단체인 유엔대학 환경과 인간안보연구소(UNU-EHS)는 최근 2~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각종 이상기후와 재난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상호연결된 재해위험 2020/2021’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가 한파 및 폭설에 시달렸던 2020년 겨울과 폭염 및 폭우에 힘들었던 2021년 여름이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탄소 배출이 적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들을 우선으로 하는 등 고객들의 선택 기준이 변하고 있다. 비단 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성차별 등의 사회적 현상과 기업의 부정부패, 갑질 행위에도 고객들은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ESG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ESG는 한마디로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착한 기업과 문화가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상품 정보 라벨을 제거한 무라벨 생수, 스마트폰 배터리의 소모량을 30% 절감하는 다크모드, 폐플라스틱부터 폐섬유, 커피 찌꺼기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 등이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고객 인식의 변화는 결국 기업들의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 구글은 지도 서비스에서 연료 소비, 경사로, 교통 체증 등을 계산해 가장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고, 삼성전자는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디지털 검안기로 개조해 베트남, 인도, 모로코 등으로 보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T 장비의 열을 식히는데 총 에너지의 50%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구축하여 탄소를 절감하고 있다.

ESG는 단기적인 유행에 그치는 정책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사회를 만들겠다는 고객과 기업의 선언이다. 팬데믹이라는 대재앙을 겪은 우리 세대는 미래의 삶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ESG는 펜트업 소비 트렌드의 중요한 가치가 될 전망이다.

05
온라인에 오프라인을 더하게 될 하이브리드 현상

<사냥의 시간>, <승리호>, <낙원의 밤> 등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못한 콘텐츠가 넷플릭스로 직행했던 사건은 오프라인을 의미하는 영화관의 몰락과 온라인을 의미하는 OTT(Over The Top)의 성공을 암시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미디어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까?

엔데믹 시대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이 더해지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은 안전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위기 상황에서는 충분한 대안이었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Online Only가 아니다. 이러한 추세는 앞서 예로 든 미디어 업계에서 확인된다. 전년 대비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다시 찾고 있고, 개봉을 미루었던 영화들도 줄이어 개봉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들은 OTT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영화관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미디어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이 더해진 하이브리드 현상은 커머스, 공연, 여행,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며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여전히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가 중심이 되겠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전략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들이 2년 만에 되찾은 우리의 일상에 펜트업 효과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소개
커넥팅랩 현경민 대표

현경민 대표는 통신, 제조, 금융 등 ICT 산업 최전선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 포럼 ‘커넥팅랩’의 대표로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빅데이터 석사 학위를 수료했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시리즈(舊 모바일 트렌드)」, 「블록체인 트렌드」, 「왜 지금 핀테크인가」 등 10여 권의 경제경영 베스트셀러를 출간했으며 기고,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