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투자의 해’라 불릴 만큼 투자를 향한 관심이 높습니다. 주식과 비트코인으로 촉발된 투자 열풍은 ‘아트테크’라고 불리는 미술품 투자로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재테크와 더불어 미술에 대한 안목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나 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아트테크. 아트테크 입문자가 꼭 알아두어야 할 올바른 아트테크 상식과 주의점을 플랫폼에이 이지영 대표와 함께 살펴봅니다.
실제 현장에 있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미술시장에는 돈이 많은 자산가가 아니어도 미술품을 수집하고, 여가시간을 활용해 전시장과 경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음을 체감합니다. 특히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의 미술시장 유입이 주목할 만한데요. 재테크도 가능하고 정서적 풍요로움도 줄 수 있는 미술품컬렉션의 매력이 MZ세대의 코드와 미적 취향을 저격한 것 같습니다. 이제 미술시장도 주식, 부동산처럼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정작 미술품컬렉션이 처음인 분들에게는 미술시장 진입도, 미술품컬렉션도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 미술시장에서 큐레이터와 아트딜러로 일하면서 미술시장 입문을 함께 했던 컬렉터분들을 떠올려보며 미술시장 입문자가 꼭 알아야 할 미술컬렉션 상식을 5가지 카테고리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어떤 작품을 컬렉션 해야 할까요?
수많은 미술시장 전문가들이 미술품컬렉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미술품을 고르는 목적이 내가 좋아하는 미술품을 구입하고 집안을 장식하는 것 이상이라면 미술시장에서 다수의 컬렉터에 의해 사랑받는 예술가의 작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미술시장에 관심을 갖고 미술공부를 하다 보면 과거에 예쁘게만 보였던 알록달록 정물화나 풍경화, 팝적인 그림들이 유치하고 조악해 보이고, 어느 순간 어렵게만 느껴졌던 추상화나 설치미술품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취향이 변하더라도 다행히 자신이 소장한 그림 가격이 구입 당시 가격보다 오르고,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자신이 소장했던 작품을 사 줄 수 있는 자신과 취향과 비슷한 새로운 컬렉터를 찾을 수 있다면 보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소장하고 있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식고, 그림 가격도 오르지 않으며 팔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이제 자신의 소장품은 애장품이 아닌 애물단지가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즉 미술품투자에 성공할 수 있고 자신의 컬렉션에 대한 안목과 가치를 확신할 수 있으며 미술품 컬렉팅의 즐거움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개인의 주관적인 미적 취향이 아니라 타인의 인정과 소유한 작품의 가격 상승입니다. 그러므로 미술품을 컬렉션 할 때는 개인의 취향도 중요하지만 내가 구입하려는 미술품에 대한 시장의 객관적 선호도 즉 시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어디서 작품을 사야 할까요?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갤러리와 경매를 통해 미술품을 살수도 있고, 아트페어를 통해 미술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미술품선택에 자신이 없거나 컬렉팅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받고 싶다면 아트어드바이저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미술품을 거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온라인기술과 인터넷의 발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등을 통해 온라인 미술시장 플랫폼을 통한 미술품 거래도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운영하는 공매시스템 온비드를 통해서도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장들이 모두 같은 미술품을 거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저마다 거래하는 작품도, 거래하는 방식도, 거래 시 고려해야 할 점도 각각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예술가가 최근에 제작한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갤러리를 통해 구입해야 하고, 예술가가 오래전에 창작한 작품이나 작고한 예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경매를 이용해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갤러리들이 한 공간에 모여 특정 기간 동안 동시에 작품을 판매하는 소위 미술 장터라 할 수 있는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읽기 좋으며 수많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온라인미술품거래플랫폼을 이용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국내외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이 소유했던 미술품을 사고 싶다면 캠코의 온비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한 만큼 실패하지 않는 미술컬렉션을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각 미술시장이 갖는 특징을 이해하고 각 미술시장의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미지 출처 : 아트페어
셋째, 미술품을 구입할 때 어떤 것을 체크해야 할까요?
우선 작품을 구입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작품의 진위여부와 작품의 상태(컨디션)입니다. 작고한 예술가의 작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한국화랑협회에서 운영하는 감정위원회(http://koreagalleries.or.kr/appraisal/)에 감정의뢰를 받아 진품확인을 하는 것이 좋으며, 살아있는 예술가의 작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갤러리 혹은 예술가의 스튜디오에서 진품보증서가 발행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품의 상태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육안으로 작품 컨디션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나 경매회사에 컨디션 리포트를 요청해 작품의 상태가 양호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작품의 진위여부와 컨디션 체크 후 문제가 없어 작품을 구입했다면 구입 당시 발행된 인보이스, 진품보증서, 컨디션 리포트와 더불어 신용카드 영수증이나 통장이체내역 등과 같은 작품거래내역 증빙서류를 작품과 함께 보관해 놓아야 합니다. 아울러 구입하는 작품이 실린 전시 도록이 있다면 이 도록도 함께 보관하면 좋습니다. 이 자료들은 향후 미술품을 되팔 때 진품임을 입증하고, 세금을 산출하는 데 있어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작품의 상태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육안으로 작품 컨디션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나 경매회사에 컨디션 리포트를 요청해 작품의 상태가 양호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작품의 진위여부와 컨디션 체크 후 문제가 없어 작품을 구입했다면 구입 당시 발행된 인보이스, 진품보증서, 컨디션 리포트와 더불어 신용카드 영수증이나 통장이체내역 등과 같은 작품거래내역 증빙서류를 작품과 함께 보관해 놓아야 합니다. 아울러 구입하는 작품이 실린 전시 도록이 있다면 이 도록도 함께 보관하면 좋습니다. 이 자료들은 향후 미술품을 되팔 때 진품임을 입증하고, 세금을 산출하는 데 있어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넷째,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미술품컬렉션에 성공하려면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지속적으로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예술가의 작품들을 보다 많이 보는 것입니다. 아트허브, 달진닷컴과 같은 미술정보 사이트를 방문하면 국내 갤러리와 미술관 전시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발행되는 미술시장 관련 기사들을 모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해외 미술시장의 동향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앞서 온라인 미술시장 플랫폼으로 소개했던 아트시(Artsy)나 아트넷(Artnet), 아트프라이스(Artprice)에서 발행하는 기사나 리포트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세 사이트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컬렉터에게 도움이 될 만한 미술시장이나 예술가들에 대한 양질의 기사들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세 사이트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컬렉터에게 도움이 될 만한 미술시장이나 예술가들에 대한 양질의 기사들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미술품분할소유권이나 NFT아트코인 투자도 괜찮을까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미술품 분할소유권이나 NFT(대체불가토큰)아트코인 투자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술품분할소유권구매의 경우 비싼 작품을 지분형태로 쪼개서 팔다 보니 소액으로 블루칩 작가의 미술품을 소유할 수 있고, 미술품을 직접 소유하거나 작품을 보관하는 것이 부담되는 분들에게 미술품 간접투자방법을 제시하면서 아트테크의 장벽을 낮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NFT아트코인을 통한 미술품투자도 크게 증가하여 프랑스 최대 금융기업 BNP파리바에 따르면, 전 세계 NFT 거래총액이 지난 1년 사이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미술품분할소유권이나 NFT아트코인 투자는 안전하며 전통적인 미술품컬렉션, 미술품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미술시장의 역사는 시대에 따라 미술시장의 구조도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에 따르면 언제가 미술품분할소유권투자나 NFT아트코인도 새로운 미술품컬렉션과 미술품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투자에 참여하는 데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이나 음원의 경우 분할소유 시 임대료나 저작권 사용료와 같은 수익을 꾸준히 배당받을 수 있지만, 미술품은 지분 소유를 매매하는 방법 외에는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수익실현이 가능한 공동구매된 미술품 매매나 분할소유권 거래 또한 아직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의 사용료도 비싼 편이며 그곳에 올라온 미술품의 시장가치가 고평가되어있거나 잘못 평가된 경우도 종종 발견됩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지분이 증권인지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고, 미술품 공동구매를 하는 업체들이 금융투자기관이 아니라 온라인 통신판매업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도산하거나 공동구매 시 문제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NFT아트코인에 대한 가치평가에 대한 표준도, 코인유통과정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금 고가에 NFT아트코인을 구입하는 이들 대부분이 사업 관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코인유통경로의 투명성이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미술품분할소유나 NFT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분들은 미술품지분거래 혹은 NFT아트코인 거래의 표준화, 산업 규제 및 감시기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758억원에 낙찰된 비플의 작품(왼쪽)과 국내 첫 NFT 미술품 경매에서 6억에 낙찰된 마리킴의 'Missing and found' /사진=크리스티, 피카프로젝트
지금까지 미술시장 입문자가 꼭 알아야 할 미술컬렉션 상식을 5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미술품컬렉션은 돈에 고귀한 가치를 부여하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아름다운 투자입니다. 컬렉션 행위는 컬렉터에게 심미적 쾌락과 정서적,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고 명예와 지위를 부여합니다. 또한, 작가에게는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실질적인 후원의 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미술시장이 갖는 특성이 다른 투자시장과 다르다는 점만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누구나 성공적인 미술품컬렉션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미술품분할소유권이나 NFT아트코인 투자는 안전하며 전통적인 미술품컬렉션, 미술품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미술시장의 역사는 시대에 따라 미술시장의 구조도 바뀔 수 있음을 증명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에 따르면 언제가 미술품분할소유권투자나 NFT아트코인도 새로운 미술품컬렉션과 미술품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투자에 참여하는 데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이나 음원의 경우 분할소유 시 임대료나 저작권 사용료와 같은 수익을 꾸준히 배당받을 수 있지만, 미술품은 지분 소유를 매매하는 방법 외에는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수익실현이 가능한 공동구매된 미술품 매매나 분할소유권 거래 또한 아직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의 사용료도 비싼 편이며 그곳에 올라온 미술품의 시장가치가 고평가되어있거나 잘못 평가된 경우도 종종 발견됩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지분이 증권인지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고, 미술품 공동구매를 하는 업체들이 금융투자기관이 아니라 온라인 통신판매업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도산하거나 공동구매 시 문제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NFT아트코인에 대한 가치평가에 대한 표준도, 코인유통과정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금 고가에 NFT아트코인을 구입하는 이들 대부분이 사업 관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코인유통경로의 투명성이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미술품분할소유나 NFT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분들은 미술품지분거래 혹은 NFT아트코인 거래의 표준화, 산업 규제 및 감시기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자 소개 : 플랫폼에이 이지영 대표
이지영은 지난 20년 동안 가나아트갤러리 큐레이터를 포함해 미술시장 현장에서 다수의 국내외 전시를 기획하고 컬렉터를 위해 아트컨설팅을 제공해왔다. 현재 아트컨설팅 및 큐레이팅 에이전시인 플랫폼에이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미술시장과 현대미술, 예술과 노동, 아트비즈니스 등과 관련한 학술발표 및 강의,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아트마켓 바이블>(미진사), <작은 돈으로 시작하는 그림 재테크>(위즈덤하우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