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전대미문의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박종하 작가와 함께 불확실의 시대를 극복할 '창의력'의 힘에 대해 알아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넓은 옥수수 밭에서 가장 크고 탐스러운 옥수수를 따오는 청년이 추장의 딸과 결혼하고 추장의 후계자가 되는 겁니다. 여기엔 단 하나의 조건이 있었는데요. 한번 지나온 길은 되돌아갈 수 없고, 한번 지나친 옥수수는 다시 가서 가져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큰 옥수수 밭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길을 따라 걸으며, 지나온 길을 다시 되돌아갈 수 없으며, 하나의 옥수수만을 따오는 거죠. 여러분이 이 부족의 청년이라면, 추장의 딸과 꼭 결혼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이야기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입니다.
창의력을 발휘하며 불확실함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3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전략을 갖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인디언의 풍습에서 내가 추장의 딸과 결혼하고 싶은 이 부족의 청년이라면,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요?
일단 ‘37% 법칙’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7% 법칙이란 100개 중에 가장 좋은 것을 고르고 싶다면 100개를 모두 살펴보고 고르는 것보다는
일단 37개를 살펴보고 기준을 정해서 그 기준을 넘기는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의 방법이라는 겁니다.
앞서 인디언 부족의 청년의 경우, 가령 옥수수 밭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이 100m라면, 37m 정도는 그냥 지나가며 어느 정도의 옥수수가 가장 크고 좋은 것인지 기준을 정한 다음, 37m가 넘어서는 자신의 기준을 넘기는 옥수수가 나오면 그것을 선택하는 겁니다. 이것은 통계에서 모집단을 모두 조사할 수 없을 때, 표본을 추출하여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방법입니다.
여기서 37이라는 숫자는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수학적인 계산으로 얻어진 숫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37%를 맹신하거나 꼭 지킬 필요는 없고, 대략 30%에서 40% 정도를 관찰하여 이해하고 그리고 행동으로 옮긴다는 기본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합리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나는 첫 번째 옥수수를 고르겠어! 그것이 나의 전략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전략을 세웠어도 그 전략이 합리적이지는 않은 것이죠.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많이 쌓는 등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학습이 자신감으로 연결되는 것이죠. 기억할 것은 꼭 많이 배우고 많이 경험한 순서대로 합리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학습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감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신감을 갖고 합리적인 전략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두 번째로 생각할 것은 동사형 시각을 갖는 것입니다.
당시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세그웨이에 매료되어 당장 투자하고 싶다며 자신들과 그 제품을 같이 만들자는 제안도 했다고 하더군요. 딘 카멘은 투자자 존 도어로부터 8억 달러를 투자 받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세그웨이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출시 6년간 약 3만개의 판매에 그치고 말았죠. 경영학자인 애덤 그랜트는 자신의 책 「오리지널스」에 이 사실을 소개하며 “비즈니스에서 직관을 발휘하며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직관력이 뛰어난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도 ‘세그웨이’에 대해선 판단 실수를 했다”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그의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딘 카멘이 세그웨이를 스티브 잡스와 같이 만들었으면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정말 세상을 바꾼 제품이 되지 않았을까?” “만약 아마존에서 사업을 했다면 새로운 방법으로 세그웨이를 판매하지 않았을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세 번째 요소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느 호텔의 CEO가 외국에 여행을 갔는데, 매번 같은 호텔로 갔다고 합니다. 그 호텔의 프런트 직원이 얼굴만 보고도 “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에 매우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나를 기억하나요?” 그 직원은 자신들의 방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들의 방법은 이랬습니다.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중간에 택시 기사가 ‘이 호텔에 온 적이 있냐’고 묻는 겁니다. 온 적이 있다고 하면 짐을 왼편에, 처음 가는 호텔이라고 대답하면 짐을 오른편에 내려놓는다는 것이죠. 그것으로 판단하며 그 대가로 택시 기사에게는 1달러씩 팁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긍정의 마인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해보는 것입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서 포기했던 일들,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서 포기했던 일들, 현실적인 제약으로 그만 두었던 일들, 이런 모든 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되곤 합니다. 그냥 손 놓고 마는 것보다는 된다는 보장이 없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발휘해보는 것이 바로 긍정의 마인드인 것이죠.
변화는 많은 것들을 바꾸고 상황을 불확실하게 만들어갑니다. 변화가 많은 요즘 세상은 그래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함에 많은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끼는데요. 혹자들은 위기를 ‘위험한 기회’라고도 합니다. 위기에 누구는 망하는데, 누군가는 큰돈을 벌기도 하니까요. 불확실한 상황에는 분명 기회가 있습니다. 없었던 기회도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회를 잡는 능력이 바로 창의력인 것입니다. 합리적인 전략과 동사형 시각을 갖고 긍정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기회를 잡아보시기 바랍니다.
저자 소개 : 박종하 작가
박종하 작가는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수학과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박종하 창의력 연구소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창의력, 문제해결 등 자기계발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2단계 글쓰기」, 「생각실험」,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 「수학, 생각의 기술」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