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숲은 육지와 다르다. 보드라운 흙 대신 검은 바위를 뚫고 솟아난 생명들이라 억세고 질깃하다.
그 사이로 바람이 스치면 신비로운 초록빛이 일렁인다.
천년의 숲 비자림이 그렇고, 바다를 품은 지미오름과 오조포구가 그렇다.
숲길 따라 바람 따라 느긋하게 걷다 보면 제주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글. 권다현 여행작가

제주의 숲은 육지와 다르다. 보드라운 흙 대신 검은 바위를 뚫고 솟아난 생명들이라 억세고 질깃하다. 그 사이로 바람이 스치면 신비로운 초록빛이 일렁인다. 천년의 숲 비자림이 그렇고, 바다를 품은 지미오름과 오조포구가 그렇다. 숲길 따라 바람 따라 느긋하게 걷다 보면 제주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글. 권다현 여행작가

비극을 딛고 살아남은
기적의 숲, 비자림


비자나무는 쓰임이 많다. 향기 그윽한 나무는 습기에도 강해 궁궐을 짓거나 배를 만들 때 중요하게 사용됐다. 특히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최고로 친다. 가을이면 열매를 맺는데 구충제로 쓰였다. 이처럼 활용할 곳이 많다 보니 제주 사람들에게 비자나무는 애증의 대상이었다. 왕실에서 끊임없이 비자나무를 요구했는데, 자라는 속도가 느려 조달이 어려웠던 것. 누군가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비자나무숲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지금의 비자림은 이 같은 비극을 딛고 살아남은 기적의 숲이다. 짧게는 300년에서 오래된 비자나무는 수령 800년에 이른다니 그 건재함이 신기할 따름이다. 울창한 비자나무숲 사이로 풍란과 콩짜개란, 비자란 등 희귀 난과 식물들도 자생한다. 화산송이가 깔린 산책로는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든 걷기 좋다.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
전화 064-710-7912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료 어른 3,000원·어린이 1,500원

제주가 숨겨둔
오름전망대, 지미오름


제주에는 무려 368개의 오름이 존재한다. ‘오름의 왕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제각각 다른 모양과 식생, 전망을 간직한 오름은 제주 여행에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제주 동쪽은 서쪽보다 오름들이 더욱 다양하게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지미오름은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제법 가파른 길이지만 10분 남짓이면 정상에 오른다. 동쪽 끝에 자리한 오름이라 우도와 성산 일출봉은 물론 종달리의 아기자기한 풍경이 발아래 시원스레 펼쳐진다. 뒤로는 한라산의 실루엣이 듬직하다. 올라온 수고에 비하면 과분한 전망이다. 지미오름의 진짜 매력은 밤에 더욱 빛난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이면 제주 동쪽의 눈부신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3-1

나를 비추는 마을,
오조리


제주 동쪽의 작은 바닷가마을 오조리는 어디서든 성산일출봉이 품에 들어온다. 특히 오조포구는 투명한 물빛과 그 위에 비친 성산일출봉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오조(吾照)란 이름도 그 뜻을 풀면 ‘나를 비춘다’는 의미라니, 고즈넉한 포구 풍경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다.
2016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이 마을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자 주인공의 작업실로 쓰였던 돌집은 지금도 오조리감상소란 이름으로 마을의 명소이자 열린 공간으로 활용된다. 포구 옆으로는 높이 60m의 야트막한 오름인 식산봉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쪽 바다도 시원스럽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제주의 감성을 담아내다,
B일상잡화점


오조리 한편에 제주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잡화점이 숨어 있다. 사랑스런 돌집부터 눈길을 끄는 이곳은 “집에 사 가면 엄마에게 등짝스매싱 맞을 것들을 모아서 판매한다”는 안내가 웃음을 자아낸다. 제주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기념품부터 귀여운 피규어와 생활소품, 디자인문구류 등 가벼운 지갑을 위협하는 제품들이 가득하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로 93
전화번호 010-3301-8793
운영시간 10:00~17:00(매주 일요일, 2·4주 월요일 휴무)

숲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 커피박물관 바움


제주 동쪽을 거닐다 문득 커피 한잔의 여유가 그립다면 커피박물관 바움에 들러보자.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큰물뫼오름 아래 자리한 바움은 향기로운 커피와 울창한 제주의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커피그라인더와 로스터기, 커피잔 등을 전시한 박물관도 볼거리가 쏠쏠하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1168번길 89-17
전화번호 064-784-2255
운영시간 09:30~18:30

제주의 국유재산에 대해
아시나요?

캠코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기획재정부 소유 국유일반재산 총 9,280필지(약 1,200만㎡)를 관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1,499필지(약 16.2%)가 대부계약을 체결하여 농경지, 상가부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유재산이란?
정부가 가지고 있는 청사·관사·학교 등 공용 재산과 도로·하천·항만 등 공공용 재산, 기업·보존용 재산 등 ‘행정재산’과 경제적 활용이 가능한 ‘일반재산’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전체의 4%가량을 차지하는 일반재산은 개발이나 매각, 임대가 가능하다.

공유재산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로 된 재산으로서, 그 용도에 따라 행정재산·일반재산으로 구분하며, 행정재산은 이를 다시 공용재산(公用財産)·공공용(公共用) 재산·기업용재산·보존용재산으로 분류된다.

글. 권다현 여행작가
여행작가로 지난 2014년 '한국 관광의 별' 단행본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내일로 기차로>, <서울여행 코스 101>, <아이여행 가이드북> 등을 발간했다. 전 한국여행작가협회 홍보이사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