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독일 남자 다니엘 린데만 씨를 만났습니다. 힘든 시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실패와 좌절 그리고 재기와 도전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독일 남자 다니엘 린데만 씨를 만났습니다. 힘든 시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실패와 좌절 그리고 재기와 도전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이번 여름호 ‘캠코 미팅’ 주인공으로 모실 수 있어서 기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많은 분들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신데요, 저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고, 틈틈이 작곡을 하고 있는데 곧 제가 피아노를 연주한 미니 디지털 앨범을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합기도 사범으로도 꾸준히 수련하고 있고요.


Q. 한국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신 건가요? 이제 한국에서 지내신 지도 10년이 넘으셨죠?

A. 어릴 때부터 무술에 관심이 많아서 독일에서 ITF 태권도를 배웠어요. 그 수련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러다가 2008년에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에 왔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Q. 현재 방송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데요, 자신의 인생에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A. 지금의 모습만 보면 승승장구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인생에서 실패와 좌절이 분명 있었죠.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첫발을 디딘 후에 한국학, 동아시아학, 국제관계학 등을 공부했고 엄청 자신감에 넘쳤어요. 아, 나는 이렇게 많이 공부했으니 한국에서 당연히 좋은 직장에 취업할 거라 확신했죠. 그런데 한 군데도 합격하지 못했어요. 결국 비자가 만료되어서 독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어요. 씁쓸하게 돌아가 대형 마트에서 유제품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나는 훌륭한 인재인데 여기서 무얼 하는 건가, 정말 실망스러웠죠.


Q.정말 힘든 순간이었겠네요.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고 극복하셨나요?

A. 그 시간은 저에게 위기였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중요한 시기였어요. 제일 중요한 건 제가 다시 겸손해졌어요. 위기 속에서 자신을 제대로 만나게 되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내 성격을 알게 되죠. 저는 그때 저를 많이 돌아보고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다시 힘을 내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하고 한국에 왔어요. 다행히 방송을 시작하게 되면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만약 그때 제가 한국에서 취업에 성공했다면 계속 콧대가 아주 높았겠죠. 그리고 어쩌면 제가 원하지도 않는 회사에 입사해 힘들다고 불평하며 살고 있을 거 같아요.

Q. 요즘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요, 실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신다면?

A.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꿈을 가지세요 같은 말을 많이 하잖아요. 물론 말이 쉽죠. 그런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국가에서 국민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일에는 독일재건은행(KFW: Kreditanstalt für Wiederaufbau)이란 곳이 있어요. 개인이나 기업의 재기를 돕는데요, 금융지원이나 신용보증, 해외진출 등을 도와주어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Q. 독일은 복지제도도 굉장히 잘 마련되어 있고,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도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과 상황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A. 우선 독일은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내서 사회적인 안전망을 잘 마련해두었기 때문에 개인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사적 영역에서 최대한 해결을 해야 해요. 한국은 공적 영역에서 도움의 손길을 구할 데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독일은 개념이 좀 달라요. 그렇지만 사적 영역에서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가에서 지원을 제공하지요. 그리고 기업에 있어서도 국가가 기업이 몰락하지 않게 일종의 경비원 역할을 담당해요. 그리고 기업 간의 건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독일이나 한국이나 개인과 기업을 지원하는 국가의 역할, 상호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올해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는 지덕체의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 음악, 운동 모두 계속 열심히 할 것이고요, 한국에서의 제 역할,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독일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리는 한편, 한국을 다시 보게 하는 그런 방송인이 되고자 합니다. 이번 여름, 많이 덥고 코로나로 여전히 힘들겠지만, 이 여름을 최대한 즐기며 슬기롭게 극복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