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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캠코
기술로 열어가는 지방시대
-경북도, 포항시, 포스코, 포스텍 협력을 중심으로-
전문가 칼럼 | 박성진 포스텍 교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여성해방, 장애인해방, 노동자해방 등이 정책으로 시작되어 기술로 해결되어 가는 것과 같이 지방 소멸 문제도 정책으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로 해결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스티브잡스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폰 그리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기술이 일취월장 발전했다.
이를 통하여 젊은 인력이 선호하는 재택 근무, 개인 맞춤형 교육, 디지털 헬스케어, VR/AR 컨텐츠 등 시공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환경과 문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각 분야별로 진행되는 상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미국에서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인구 10만 정도 되는 소도시에 고급 인력의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비대면 기술로 대부분은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LA, 뉴욕 등 본사에 출근해서 미팅이 필요한 업무를 한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정비를 줄일 수 있고 직원은 출퇴근에 드는 시간을 취미나 육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매력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에 더 우수한 인력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정보 제공이 가능하고 저렴하게 영상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비대면 기술 덕분이다. 이러한 Workation이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 하버드대학교는 Unbundling Education 정책을 발표하면서 EduTech 기업을 활용하여 학생 선발, 강의, 시험, 진로 지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시기가 온 것이다. 황희찬 선수가 골을 넣고 웃통을 벗었을 때 착용한 운동 센서를 초중고 학생들에게 적용하여 맞춤형 체육 교육이 가능해졌다. 비대면 기술을 기반으로 스탠포드대학교가 설립한 온라인 고등학교는 전 세계로부터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기업인 일론 머스크의 자녀도 다닌다고 한다. 빅데이터 및 AI 그리고 비대면 기술로 인하여 어느 곳에 살아도 전 세계 어느 대학에나 진학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기반으로 예방 의학의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 개인 DNA 기반으로 운동, 영양제, 질병 원인 분석 및 처방이 가능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건강검진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현재의 건강검진 50% 정도는 머지않은 미래에 가정에서 실시간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식생활 데이터와 운동 데이터가 연결되면 현재의 의료보험 비용으로 예방 의학이 가능하고 갑자기 큰 병이 생길 확률이 대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대면 원격진료를 통하여 시공간을 뛰어넘는 의료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예술 및 문화 분야도 스포츠처럼 위성 또는 인터넷 기술로 집에서 뉴욕의 뮤지컬, 유럽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시청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또한 VR/AR 기술로 현장성을 더욱 강화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어느 곳, 어느 시간에서나 전 세계 문화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렇듯 지방 소멸을 유도했던 서울에 몰려 있는 좋은 일자리, 좋은 교육, 좋은 의료, 풍부한 문화생활 등의 요소가 빅데이터 및 AI 그리고 비대면 기술로 인하여 지리적인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지방시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준비하는 정책과 자원 투입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기술과 융합해 성공적으로 지방 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는,‘경북 포항시’를 함께 살펴보자.

지방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경북 포항’에서의 노력

포항은 작은 어촌도시에서 시작하여 포항제철소가 성공적으로 건설 되면서 50만명이 넘는 경상북도 최고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가 포항시에 위치한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2조 원의 투자를 통해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 방사광가속기 - 포스코 연구소 등 산학연 협력이 가능한 포스텍 캠퍼스가 조성되어 2개의 방사광가속기를 포함한 2조 원 상당의 연구시설이 집적된 신소재, IT, 생명과학 분야 연구시스템이 ‘경북 포항’에 구축됐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은 매년 3,000억 원의 연구비로 300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와 포스텍이 연계하여 포항시에 마련한 혁신 벤처 생태계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 포스텍의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포스코 그룹 산하 연구소인 포항산업과학연구소(RIST)에서는 창업 후 기술 실용화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수와 학생이 개발한 바이오 잉크 기술을 RIST에서 2년간 실용화하여 전자동 시스템을 개발, 생산성을 50배 향상시킨 바 있다. 타 대기업에서도 창업 후 지원 프로그램은 많지만 기초연구 단계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포항이 유일하다. 서울대 및 대덕특구에서도 RIST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 포스텍 캠퍼스 내에 있는 창업 인큐베이팅센터인 ‘CHANGeUP GROUND’에서는 창업, 보육, 투자, POC, 해외진출 등 초기 벤처기업이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들을 지원하고 있다. 포스텍기술지주회사는 창업과 보육, 투자를 지원하고 있고 포스코 그룹과 포항시, 경상북도는 POC를 지원하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9년부터 4,000억 원을 출자하여 2.7조 원의 벤처 펀드를 조성하고 포항-광양 및 포스텍 동문 기업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포스코-포스텍이 마련한 벤처 생태계로 인해 지역 벤처기업과 수도권에서 본사를 이전해온 12개사 포함
총 58개 기업이 포항에 터를 잡게 되었고 신규 제조공장이 7개 준공되는 등 수도권에서 이전해온
기업들만으로 약 30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이러한 성과는 경상북도와 포항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활력이 넘쳐나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그리며

정부는 국정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잡고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지방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중앙이 지원하는 균형발전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의 협력으로 마련한 ‘포항의 혁신 경제 클러스터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만 한다. 모든 광역지자체에는 우수한 지역 대학이 있으며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결된 지역 애커 기업이 있다.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의 유기적인 관계 속 도출한 연구결과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고 혁신적인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산연구원은 실용화 연구 단계를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 Biz School 및 지역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4대 중점 사업 과제인 기회발전특구, 교육개발특구, 문화특구, 도심융합특구 사업에 지역의 혁신 벤처기업들이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중앙행정, 지방행정, 지역 기업과 지역 대학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포항시 모델과 같이 젊은 청년 중심의 벤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지방 소멸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의 핵심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 현대, SK, LG, 포스코 등은 모두 20~30대 청년 CEO에 의해 창업되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었고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도 20~30대 청년 CEO에 의해 창업되어 우리나라 벤처 혁신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청년 기업가들이 끊임 없이 배출되고 또 해외로 진출하여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과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 속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나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젊은 청년들에 의해 활력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응원하고 기대해본다.

저자
박성진 교수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포스코홀딩스 고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포스텍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취득 후 LG전자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이후 미시시피주립대학교 연구교수,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연구원을 거쳐 현재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대통력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지방자치분권을 비롯한 지역균형발전 등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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