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대한민국의 간판 수출품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8년만에 최악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지난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자동차 부품산업 중점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자동차 산업의 현황,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글. 임현우 <한국경제> 기자

자동차는 대한민국의 간판 수출품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8년만에 최악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지난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자동차 부품산업 중점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자동차 산업의 현황,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글. 임현우 <한국경제> 기자

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자동차산업

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자동차산업

자동차는 반도체와 더불어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는 ‘간판’ 수출품목이다. 2만여개 부품으로 완성되는 자동차는 전·후방산업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라는 특성 때문에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경기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는 국내 제조업 생산의 13.6%, 고용의 11.8%를 책임진다(2015년 기준). 그런 자동차업계에서 요즘 우울한 소식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지 않은 업종을 찾기 어렵다지만, 자동차산업의 위상과 중요성이 크기에 더욱 걱정스럽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후 자동차업계의 해외 영업망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한 162만7534대를 기록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 내수 판매는 좋았지만 수출이 33% 급감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1년 전보다 33.4% 급감한 82만6710대에 그쳤다.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수출 실적이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위기의 중소 협력사

장기화되는 코로나,
위기의 중소 협력사


문제는 하반기에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협회 측은 올 하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8~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연간 판매량은 18~21%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들이 지난 10년간 번 돈으로 버티고 있지만 하반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한계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최대한 버텨볼 여력이라도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협력업체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한다.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야 부품업계 업황이 회복 가능한데, 완성차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하반기에도 낮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예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분석한 국내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절반이 넘는 55곳은 적자를 봤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3.74%에서 올 상반기 1.46%로 하락했다. 또 100개 업체 중 73곳이 고용을 줄이면서 총 고용이 2.5%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 5곳을 제외하면 고용 축소 규모는 더 커졌다.

고용 유지 위해 안간힘 쓰지만...

고용 유지 위해 안간힘 쓰지만...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국가경제 성장에 비례해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최대 19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2018년 기준). 완성차·부품 등 제조업에 36만명이 일하고, 판매·정비·여객·화물·소재·금융 등의 연관산업에 154만명이 고용됐다는 것이다. 협회는 "일본은 근로자의 8.2%, 미국은 4.7%가 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일자리를 갖고 있다"며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줄이며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최근에는 일부 휴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기 판교의 한 부품업체 연구소에서 개최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 간담회’에서는 1·2차 부품 협력업체 대표들의 절절한 요구가 쏟아졌다. 부품업계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였다. 1차 중견 협력업체에는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중·저신용 협력업체엔 유동성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정부는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자동차 부품산업 취약기업 중점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캠코-완성차업체-금융사 합작
'대출형 기업지원펀드'

정부와 업계 모두 코로나발 위기 극복에 온힘을 쏟는 가운데, 캠코는 대출형 기업지원펀드 조성을 추진하여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캠코는 대출형 기업지원펀드 조성을 추진하여 지난 6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커머셜과 ‘자동차 부품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캠코가 대형 완성차업체, 관계 금융회사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된 협약이다.
캠코는 대출형 기업지원펀드(PDF, Private Debt Fund) 조성을, 현대·기아자동차는 부품사 추천과 금융지원 협조를, 현대커머셜은 자동차 부품산업 시장현황과 금융지원에 대한 전반적 자문을 각각 맡아 힘을 모으기로 했다. PDF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대출 형태로 투자하는 것으로 사모펀드의 한 종류다.
캠코가 1000억원을 후순위 출자해 총 3000억원 규모의 PDF를 조성한다. 운용사가 민간투자자 모집을 완료한 후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에 완성차업체 매출채권을 담보로 운영자금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펀드를 활용하면 협력업체들은 ‘완성차업체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캠코가 펀드 조성과 민간자본 투자 유도를 통해 자동차 부품업체 유동성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글. 임현우 <한국경제> 기자
<한국경제>에서 사회부, 생활경제부, 정치부, IT과학부 등을 거쳐 금융부에서 일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공기업을 취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