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슈머와 함께 하는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
<울퉁불퉁 팩토리>
글. 편집팀
2023 신년호 같이 ESG 코너에서는 건강한 그린슈머1 와 함께하는 푸드 업사이클링2 기업 <울퉁불퉁 팩토리>의 조찬희 대표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울퉁불퉁 팩토리>에서는 싱싱하고 맛있지만, 모양이 고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폐기되어 오던 B급 농 산물을 활용하여, 매력 넘치는 소스와 밀키트 등의 각종 식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일어난 침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2022년 8월에 발생한 국지성 호우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크게 발생했는데요, 국지성 호우는 온대성 기후대에 속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발생하지 않는 자연현상이었습니다. 본래 아열대 기후 국가에서 보이는 자연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많이 진행되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탄소 발생을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많은 정책과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인식의 변화가 생기면서 점차 많은 분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일상에 적용하고 계십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회용품과 폐기물 최소화, 과도한 데이터 및 전력 사용 지양, 대중교통 이용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환경부에서 의외의 탄소 배출 ‘주범’을 또 한 가지 발표했습니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국내에서 단 하루 동안 쏟아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무려 2만 톤에 달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폐기물의 1/4은 먹기도 전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식료품 마트나 식당에서 신선도가 떨어져 폐기되는 음식은 물론, 싱싱한 새 상품도 울퉁불퉁한 모양새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여겨지면 가차 없이 폐기됩니다. 소비자의 눈에 들지 않기 때문이죠.

<울퉁불퉁 팩토리>는 이와 같이 신선하고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B급 농산물만을 이용해 ‘밀키트’와 ‘처트니 소스’ 등을 직접 생산하여 판매하는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입니다.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울퉁불퉁 팩토리>의 조찬희 대표님과 함께, 브랜드 소개 및 해외 자연주의 레스토랑 사례와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전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울퉁불퉁 팩토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조찬희 대표] <울퉁불퉁 팩토리>는 통칭 ‘못난이 농산물’이라 불리는 식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고 있는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고르지 않고 모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기에는 아까운 채소와 과일을 요리사의 새로운 관점으로 재탄생 시켜,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조찬희 대표] <울퉁불퉁 팩토리>는 통칭 ‘못난이 농산물’이라 불리는 식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고 있는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고르지 않고 모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기에는 아까운 채소와 과일을 요리사의 새로운 관점으로 재탄생 시켜,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조리를 공부한 후에, 해외에서 견문을 더 쌓고자 영국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막내 요리사로서, 재료를 선별하고 손질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애초에 최상급의 재료들만 취급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예쁘고 적당한 크기를 가진 것을 골라내야만 했어요. 채택되지 못한 채소와 과일, 육류와 해산물 등의 재료는 스태프 밀로 만들어지곤 했지만, 양이 너무 많을 경우엔 그마저도 버려지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조리를 공부한 후에, 해외에서 견문을 더 쌓고자 영국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막내 요리사로서, 재료를 선별하고 손질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애초에 최상급의 재료들만 취급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예쁘고 적당한 크기를 가진 것을 골라내야만 했어요. 채택되지 못한 채소와 과일, 육류와 해산물 등의 재료는 스태프 밀로 만들어지곤 했지만, 양이 너무 많을 경우엔 그마저도 버려지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낭비가 저는 언제나 아쉬웠습니다. 이후에도 5년 이상 영국과 호주의 채식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역시나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되었고, 죄책감도 함께 누적될 수밖에 없었죠.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곧바로 울퉁불퉁 팩토리를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의미 없이 버려질 식재료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레스토랑에서 발생하는 2차 농산물 폐기에 앞서, 유통 전 농가에서 폐기되는 식재료에까지 점차 관심이 생긴 저는 제주, 철원 등에 위치한 친환경 농가에서 울퉁불퉁 농산물을 수급 받게 되었습니다.

버려질 뻔한 귀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하여 다채로운 저장 식품을 개발 및 유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못난이 농산물의 생명을 연장해 준다는 뿌듯함이 큽니다.

푸드 업사이클링 식제품을 직접 생산하시는
이유는?

[조찬희 대표] 저도 처음에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었는데요. 제로 웨이스트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긴 후에 푸드 업사이클링에 있어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초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사업자들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받아보기 전 단계인 농장에서부터 걸러지는 농산물을 활용할 방법을 강구하게 된 거죠. 신선도와는 관계없이 여러 가지 이유로 농장에서 버려지는 농산물들이 오랜 기간 보존되는 식제품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즙이나 잼류를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못난이 채소를 주재료로 한 ‘처트니’를 첫 제품으로 출시하게 되었어요. 해외 생활 중에 즐겨 먹었는데,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어 아쉬웠던 식품이거든요. 채소를 새콤달콤하게 졸여 요리에 곁들여 먹는 처트니는 유럽의 대중적인 소스 중 하나지만, 국내에는 생산하는 곳조차 많지 않았을 만큼 생소한 식품이에요. 코로나 이후 와인과 치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고 좋은 아이템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처트니 상품이 성공적으로 판매된 이후에는 양파 마멀레이드, 채소 절임, 라자냐 등 이국적인 식료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파프리카 쥬키니 처트니 ▶

멕시칸 치폴레의 스모키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향이 배어 있어,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요리에 잘 어울린다.

▲ 비트 오렌지 처트니

삶은 달걀과 새우 마요네즈를 올려준 오픈 토스트에
얹어주면 풍미가 높아진다.

▲ 양파 마멀레이드

크래커와 치즈를 곁들이면 특별한 조리 과정 없이도
고급스러운 와인 안주가 완성된다.

푸드 업사이클링 측면에서,
특별히 신경 쓴 기획이 있다면?

[조찬희 대표] 농가에서 버려지는 채소들을 살펴보면 구황작물류에서 흠과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그래서 현재 ‘못난이 구황작물로 만드는 김치’를 신제품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식재료로 외국의 식료품을 만들어 왔다면, 앞으로는 어떤 식사에도 매일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한식의 반찬처럼요! (웃음) 같이ESG 코너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해외의 푸드 업사이클링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조찬희 대표] 개인적으로 영국과 호주에서 주방 일을 하며 직접 경험해 본 서비스들은 ‘못난이 농산물 구독’, ‘못난이 채소 밀키트 배달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크고 작은 유통 업체에서 못난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어요. 프랑스의 체인 유통 업체인 인터마르쉐에서는 ‘THE UGLY CARROT – IN A SOUP WHO CARES?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캠페인 문구와 함께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는데요, 이러한 바람이 일다 보니 폐기되는 못난이 농산물을 이용해 수프를 만드는 레스토랑들도 속속 나타나 이목을 끌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 미스핏츠 마켓

(출처: 미스핏츠 마켓 공식 홈페이지)

▲ 인터마르쉐 THE UGLY CARROT 공식 포스터

(출처: 인터마르쉐 홈페이지)

또 떠오르는 곳이 있다면, 후숙이 과하게 된 바나나를 모아서 비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북유럽의 한 카페입니다. 카페 이름은 생각이 안 나지만요. (웃음) 이야기하다 보니, 해외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푸드 업사이클링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울퉁불퉁 팩토리>를 위한
대표님의 욕심이 있다면?

[조찬희 대표] 울퉁불퉁 팩토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 짓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브랜드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님께 음식을 선보이면서, 푸드 업사이클링 문화도 소개해 드리고, 다음에는 온라인에서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 놓고 있어요.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면 한정된 패키지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제한이 많아지고, 요리사로서 포기해야 할 것들도 계속 생겨나거든요. 제 욕심을 담아 오프라인에서는 못난이 농산물로 아무 제약 없이 따뜻하고 신선한 요리를 선보이고, 고객님들이 제 요리를 꾸준히 찾으실 수 있게끔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저희 울퉁불퉁 팩토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푸드 업사이클링 문화를 선보이고, 대중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연말에는 푸드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가져보면서 함께 그린슈머로의 한 걸음을 더 내디뎌 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