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이끄는 ‘N잡’과 ‘사이드 프로젝트’의 시대
- 딴짓의 머니타이제이션 (Monetization, 수익화) -
글. 김용태 (더에스엠씨그룹 대표이사)
20여 년 전 MBC 예능 프로그램 중에 <만 원의 행복>이라는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출연진은 만 원 지폐 한 장을 받고, 그것만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지출을 줄이려고 고군분투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재미 요소였죠.
과거의 유산인 줄만 알았던 만 원의 행복이 소셜 미디어에서 부활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하루 만 원 챌린지’를 인증하고,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을 주제로 한 유튜브 브이로그까지 생겨났습니다. 잘 살펴보면, 정말 생활비가 빠듯하기 때문만은 아니죠. 2022년 판 만 원의 행복을 주도하는 세력은 2030으로 대표되는 청년층입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밀레니얼 세대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밀레니얼
밀레니얼은 1981년에서 1990년생인 전기와 1991년에서 2000년생인 후기로 나뉘는데요, 이번 주제에 더욱 적합한 대상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분포된 밀레니얼 후기 세대입니다.
밀레니얼 후기 세대는 자본주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랐습니다. ‘저축만 해도 돈이 불어나던’ 호황기가 끝나며, 일찍이 재무관리와 투자에 대한 개념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소비 진입기에 들어 경제 활동 인구가 되면서부터는 본업만으로 돈을 모으기 어렵다는 걸 깨닫습니다. 연봉 인상률은 매년 동결 수준에서 오가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말이죠. 그 대안 중 하나가 앞서 언급한 ‘하루 만 원 챌린지’, ‘무지출 브이로그’와 같이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식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수입을 증대하기 위한 ‘N잡’입니다. 2개 이상의 복수를 뜻하는 ‘N’, 직업을 뜻하는 ‘JOB’의 합성어로 본업 외에 여러 직업을 병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N잡의 범위나 한계를 규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장인이 인스타툰을 연재하며 캐릭터 굿즈를 제작하고, 카카오 브런치에 칼럼을 연재하며 책을 출간하고, 동시에 유튜브 활동까지 겸할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자아실현을 위해 실행하는 ‘딴짓’이 곧 ‘머니타이제이션’(Monetization, 수익화)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관련 플랫폼의 성행은 이에 대한 방증입니다. <크몽>이나 <숨고>와 같은 플랫폼은 모든 이를 '크리에이터'로 간주하여, 서로의 니즈가 맞는 크리에이터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었고, <클래스101>은 분야별로 전문가와 수강생을 이어주면서 성장했습니다.
‘딴짓’‘사이드 프로젝트’가 되기까지
최근에는 이런 딴짓을 본격적인 프로젝트로 확장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모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사이드프로젝트 커뮤니티 ‘렛플’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심화하던 시기와 맞물려 성장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플랫폼 론칭'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는데요.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의 전문가를 모집하기 쉬우며, 오로지 온라인만으로도 충분히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드(SIDE)’에서는 오프라인 스터디와 같은 모임이 인기입니다. ‘당신의 본캐는 직장인일지라도, 이곳에서는 요리, 와인, 영화 모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라는 거죠. 단순히 참석하는 참여자뿐만 아니라 멤버십을 관리하고, 의견을 취합하며, 워크숍을 기획하는 ‘모임장’을 모집하는 공고가 눈길을 끕니다.
창립 13주년을 맞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더에스엠씨(The SMC)에서는 가벼운 소모임을 표방하며 사용자들의 취미와 일상을 공유하는 ‘MBNC(Meta Birds Nest Club)’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MBNC에서는 기획자,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다양한 직군이 독서나 운동처럼 매일 꾸준히 즐길 수 있는 딴짓을 도모합니다. 이 커뮤니티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인스타그램, 트위터, 디스코드 등으로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데요, 현재까지 참여자 수가 무려 3천여 명에 육박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 설명 : MBNC CLUB / 출처 : MBNC 공식 인스타그램
흥미로운 대목은 MBNC가 NFT 를 활용해 커뮤니티의 밀도와 응집력을 높였다는 점입니다. 이 중에서 N잡, 즉 ‘딴짓의 머니타이제이션’을 고민하는 참여자는 MBNC가 발행한 NFT를 구매하여 홀더 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MBNC가 브랜드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앰배서더)’로 참여해 직접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혜택과 멤버십을 함께 누리면서 말이죠.
MBNC에서는 이를 NFT를 활용한 HGC(Holder Generated Content, 홀더 제작 콘텐츠)라고 정의합니다. 그간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 소비자나 일반인이 직접 제작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 사용자 제작 콘텐츠) 개념은 쉽게 통용되어 왔는데요. UGC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 친근감 등의 정서적 로열티(Emotive Loyalty)를 기반으로 한다면, HGC는 실리적(實利的) 로열티까지 수반한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Holder, NFT를 보유한 사람 혹은 NFT를 보유한 커뮤니티의 구성원
실리적 로열티는 실질적인 이익 창출, NFT를 통한 수익 확대를 뜻합니다. 커뮤니티 참여자가 홀더가 되고, 홀더가 더 많은 콘텐츠(HGC)를 생산하게 될수록 MBNC NFT의 가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딴짓은 프로젝트가 되고, 프로젝트는 홀더의 자산을 불리는 재테크가 되는 것이죠. 이 모든 파이프라인이 구축되면 브랜드와 홀더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기회도 커집니다.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며, 가상 자산이라는 투자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요즘 세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들의 변화가 콘텐츠 업계에는 어떤 변혁을 일으킬지 기대되는 바입니다. 밀레니얼 후기와 더불어 소셜 미디어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 그 이후의 알파 세대는 다변화하는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까요? 새로운 세대, 새로운 머니타이제이션의 귀추가 주목됩니다.